<돌봄지원센터의 복도와 교육장 출입문. 돌봄센터에는 교육장이 2개 있다.>

-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간병 수가가 높아야 하겠죠? 돈이 남아야 자기들이 상근자도 내고 할 텐데 말이죠.

“그렇죠. 그런데 간병 자체가 부가가치가 발생하지 않는 업종이어서, 어렵겠네요.”

- 돌봄센터 회원들은 어디서 일합니까?

“부산 전역에 나가는데, 우리들과 계약한 곳은 부산의료원, 기장고려병원, 파랑새의원 같은 곳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일하는 곳은 부산의료원입니다.”

- 부산의료원은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의료시설이죠. 그곳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돌봄센터 공동체 회원이 29명이고, 무료간병을 하는 자활근로 참가자도 15명 있습니다. 29명이 일하는 곳은 제일, 제이, 제삼, 제칠 병동입니다. 최근에 의료원측과 재계약을 했습니다만, 처음 일한 것은 2003년입니다. 1,2,3층 근무자들은 16시간 격일제 근무를 하고, 7층은 24시간 교대근무를 합니다.”

- 16시간 근무를 한다면 간병을 하지 못하는 공백이 여덟 시간 생기는군요.

“이곳에는 의료보호 대상자들이 입원해 있습니다. 주간에는 자활근로 팀이 무료간병을 하고, 간병에 공백이 생기는 야간에 공동체들이 일하는 것이죠.”

- 그렇다면 24시간 근무하는 사람들과 16시간 근무하는 사람들의 월급도 다르겠군요.

“16시간 근무자들은 85만원에서 90만 원 정도, 위에서 일하는 분들은 90만 원 이상입니다.”

- 그 정도 수입으로 사람들이 만족할까요? 사오십 대 여성들이 90만 원 정도 받는다면 액수는 괜찮은 수준같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주야 맞교대 일을 해서 이것밖에 안 되냐 하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그게 간병의 구조적인 문제이죠. 우리나라 서비스 업종을 조사했더니 가장 낮은 수준이 병원 간병사였다고 합니다. 돈이 너무 적죠. 그렇긴 하지만 장점도 있어요. 자활근로에 참가하면, 사업기간이 끝나면 끝이잖아요. 그렇지만 여기서는 일할 수 있을 때가지 일할 수 있고, 사대보험도 가입되었으니까 안정적이죠.“

- 요즘은 다른 노인병원이나 요양병원에도 다인간병을 합니다. 그쪽의 조건은 어떤가요?

“부산의료원은 6대1 다인간병을 합니다. 다른 요양병원은 10대1이나 8대1 정도 되죠. 부산의료원은 치료병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환자를 너무 많이 볼 수 없습니다. 일반 병원의 도급단가는 110만 원 정도입니다. 각종 공제되는 것 빼고 실제로 간병사가 받는 돈은 85만 원 정도 됩니다 .”

- 돌봄센터 운영에 대해 말해 보지요. 저는 부산시의 지원도 별로 없는데 공동체의 힘으로 멋진 교육장을 운영하는 것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회원들의 저력으로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돌봄 교육장의 효과 가운데는 우리가 하는 일이 눈에 보이게 되었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간병에 대해서 보여줄 것이 없었는데, 만들고 나니까 새로운 것이 보이게 된 거죠. 회원들은 우리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성취감이 생겼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일, 환자 캐어가 아닌 다른 영역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육장이 있으니까 부산시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게 되었지요.”

- 돌봄센터는 왜 사회적기업 인증신청을 하지 않지요?

“제일 중요한 문제가 자활공동체의 법적인 지위가 불명확하다는 겁니다. 자활공동체는 아직 임의단체죠. 자활센터 또는 자활협회의 지부에 소속된 임의단체입니다. 자활협회 부산지부도 아직 사단법인으로서 자격이 없죠.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뭔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이 되기에는 고용문제가 있습니다. 산모나 요양보호사 같이 고용보험에 들면 근로자이지만, 부산의료원 같은 곳은 계약에 의해 인력을 파견합니다. 참가자의 자격이라든지, 근로조건 같은 여러 가지 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지금은 인증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돌봄센터에서 하는 교육은 어떤 겁니까?

“자활과 관련된 돌봄교육은 다 합니다. 간병교육, 보수교육 과정의 치매 중풍교육, 산모교육, 장애통합, 노인바우처 교육 같은 것이죠.”

- 앞으로 돌봄시장이 커지니까, 이곳저곳에서 간병교육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은 교육비로 몇 십만 원 받지만, 교육이 끝나도 일자리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교육비는 받습니까?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분만 이곳에서 교육을 받기 때문에 돈을 받지는 않습니다.”

- 노인 바우처 사업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자비로 참가하는 것 아닌가요?

“바우처 참가자만 그렇죠.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 자신이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노인요양보험은 간병 시장을 넓혀줄 것

- 바우처 이야기를 해 봅시다. 바우처사업에 대한 불만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우처사업은 자활에서 하는 것이 맞는지 안 맞는지 결론만 내리면 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 그럼 실장님의 의견은 어떤지요?

“저는 자활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바우처 사업을 잠깐 살펴보자.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대위’가 11월에 펴낸 자료집에 의하면 현장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서울 성북지역 노인돌보미바우처 노동자 한 사람의 증언이다.

“하루에 세 시간씩 이렇게 뛰어봤자 받는 돈이 만 팔천 원이야. 차비 제하면 남는 게 없어. 이동시간이나 이동비용 같은 거는 포함이 안 되는 거니까. 그런데다가 욕심내서 여러 군데 뛰려고 해도 이동 거리 계산하고 어쩌고 나면 하루에 두 군데 밖에 못가. 6시간밖에 할 수가 없겠더라고. 점심도 길에서 사먹어야 해. 이 사람들이 부자면 밥이라도 얻어먹겠지만 서비스 받는 사람들이 차상위층들이라, 솔직히 이 사람들은  기초생활수급자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아. 차편이 안 좋아서 두 세 번 씩 버스를 갈아타야 해.”

공공노조 자활지부가 2007년6월에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바우처 서비스 공급자들의 평균 임금은 59만4천원이었다. 이들 가운데 사회보험을 적용받는 사람들은 40% 정도에 머물렀다.

이동시간의 근무시간 인정이나 서비스 단가가 낮다는 문제 이외에도, 바우처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교육비도 자신이 부담한다는 문제도 있다. 공대위는 이런 문제가, 정부가 사회서비스를 공공서비스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를 시장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안 실장에게 물었다.

- 바우처의 기본적인 문제는 서비스 단가와 시급이 낮고, 이 일을 전담하는 기관에 돌아가는 관리비가 없다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것 아닐까요?

“시급이 낮은 문제도 있고, 일하는 사람들을 안정적으로 고용하지 못하는 것도 있죠. 이 사업이 국가에서 실행하는 공공서비스인데, 참가자들의 교육비는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운영비를 지원하면 좋긴 하겠지만, 과연 되겠냐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바우처 제도 자체가 건당 얼마 해서 받는 것인데, 별도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요. 바우처 제도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되면 기존의 사회복지시설 운영방식과 다름이 없다고 해요.”

- 지금 서비스에 단가가 시급으로 얼맙니까?

“노인은 8,830원이고, 장애인은 7,500원입니다.”

- 그러면 그 8,830원이 어디로 가지요? 참가자들이 다 하는 건 아닐 테고.

“참가자에게 가는 돈은 시급 4,500원입니다. 장애 바우처 참가자는 4천원이고요. 나머지는 노동법에 맞추어서, 월 60시간 이상 일하면 고용보험 들어야 하고, 80시간 이상이면 4대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또 주차, 월차수당 다 주고 그러다보면 원래 받는 돈이 다 나가게 되죠.”

- 현장에서 이동하다 보면 교통비나 식대가 많이 나간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광역시 단위보다 도 단위에서 많다고 합니다. 어떤 곳은 버스가 하루에 한두 번 다니는데, 그런 곳은 이동에 따른 경비도 지원되어야죠.”

- 바우처 사업을 담당하는 실무자에 대하여 인건비가 지원되지 않죠? 8,830원 가운데 센터로 돌아오는 돈은 얼마나 됩니까?

“저희들 앞으로 떼는 것은 없죠. 그러니까 전담인력에 대한 인건비가 확보되지 않는 문제가 있네요.”

                          <안혜경 실장>

- 연제자활의 바우처 참여자들의 수입은 얼마 정도 됩니까?

“지금은 평균 50만 원 정도인데, 두 달 전부터 수입이 조금씩 올라오는 중이예요.”

- 현재 바우처사업 참가자들이 내년에 시행되는 장기요양보험에 연결이 됩니까?

“이분들이 요양보호사가 되어야 합니다. 요양보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정된 교육장에서 교육을 받아야죠.”

- 돌봄센터가 그런 역할을 하겠군요.

“앞으로 그 방향으로 나가려고 하지요. 2월에 요양보호 요건을 맞춘 교육장으로 신청할 겁니다.”

- 그럼 간병 참가자들이 모두 그쪽으로 가겠군요.

“그렇게 가면 좋겠죠. 복권기금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갔으면 좋겠고요.

지금까지 알려진 계획으로는, 자활뿐 아니라 적십자사, 여성인력센터, 노인시설, 가정봉사원, 생활지도사 등과 유사한 직종에서 교육받은 경력자들은 앞으로 보수교육 받으면 경력을 인정하는 쪽으로 압니다. 이렇게 되면 자활에서 일하는 분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겁니다. 자활 간병이 인원이 크잖아요. 부산만 해도 4백 명인데, 이제는 열악한 병원에서뿐 아니라 제도로 들어가서 주간 근무하여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겁니다. 문제는 서비스 수가가 얼마냐 하는 겁니다. 시급 만원은 넘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8천원 이래가지고는 자활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