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2006년12월13일, 미국의 디마크러시나우 방송에서의 마이크로크래딧에 관한 토론문입니다. 디마크러시나우(Democracy Now)는 북아메리카지역에 700개 방송 중개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토론이 있었던 2006년12월은 유누스 박사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직후였습니다.

토론에 참가한 사람은 반다나 시바와 수잔데이비스입니다. 이 기사는 토론문의 녹취록을 번역한 것입니다. 녹취룩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democracynow.org/2006/12/13/microcredit_solution_to_poverty_or_false

이 토론을 요약한 비디오는 다음 주소에 있습니다.

www.youtube.com/watch?v=Vf9ioT4iKcM

<번역 : 정윤식>

마이크로크래딧, 빈곤의 해결책인가, 잘못된 자본주의의 과욕인가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 : 세계적으로 저명한 환경지도자, 사상가. 또한 과학기술환경연구재단의 대표이며 물리학자, 환경공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다양성과 자연종자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운동단체인 Navdanya라는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시바 박사는 1993년에 대안노벨상의 정당한생활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최근 저작물은 “지구민주주의, 정의, 지속가능, 그리고 평화 Earth Democracy: Justice, Sustainability, and Peace”이다.

수잔 데이비스(Susan Davis) : 그라민재단의 설립에 참여했고, 지금은 의장이다. 또한 그는 아쇼카의 사회기업가학교의 회장이고, 국제노동기구(ILO)의 자문위원이다. 그녀는 최근 오슬로에서 열렸던 무하마드 유누스의 노벨상 시상식에서 돌아왔다.

반다나 시바 : 유누스 박사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어서 아주 기쁩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이 빈곤의 원인을 모두 해결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건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는 거예요. 땅은 가난하고 그 땅의 농민들도 가난한데 해결책이 되지는 않아요. 인도의 예를 들자면 당장에 토지 전체가 특정한 경제구역에 속하고, 외국 자본은 그 땅을 무차별로 투자를 한단 말입니다. 이런 문제를 마이크로크래딧이 해결하지는 못 해요. 이런 것은 농민들의 토지권 개념에서 해결할 문제이지, 부유한 사람들이 소유한 토지의 문제를 가난한 사람들이 소유한 토지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최근 헬싱키에서 나온 보고서는 무하마드 유누스가 제시한 수치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세계의 1% 부자가 전세계 부의 80%를 소유하고 있어요. 그들이 차지한 80%에는 세계의 자원, 그러니까 천연자원, 물, 생물명다양성, 숲, 광물들이 몽땅 포함된다는 말입니다.

다음으로 알아야 할 것은 마이크로크래딧이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를 거부할 수 없는 상태로 몰아넣는단 말이죠. 부적절한 종자는 비재생종자, 유전자 조작된 종자, 신종 종자가 되어 인도의 농촌 여러 곳으로 옮겨갑니다. 새로운 종류의 부채가 창출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지난 10년간 시장이 개방된 이후 자살한 농민들이 십오만 명이나 되는데, 그들은 소액이든 거액이든 대부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십오만이란 숫자는 철저히 착취당한 농민들의 숫자입니다. 저는 이게 인종학살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들은 돈을 쓸 수 있고, 대부를 받을 수 있게 되니까 몬산토가 만든 종자를 구매하지요. 사실 이건 저와 유누스와의 오래된 논쟁이죠. 왜냐하면 유누스가 마이크로크래딧을 이용하여 GM 종자와 몬산토 종자를 방글라데시 여성들에게 주려고 했기 때문이죠. 우리는 논쟁을 피할 수 없었고, 다행히도 그는 이전의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에이미 굿맨 : 당신이 몇 년 전에 쓴 편지를 기억합니다. 그게 뭐더라? 몬산토와 그라민 뭐라고 하던데?

반다나 시바 : 파트너십입니다.(몬산토와 그라민이 협조관계라는 뜻 : 편집자) 이건 빅 마이크로크래딧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것이죠. 요는 마이크로크래딧이 매개물이라는 것입니다. 이 매개물이 당신을 어디로 이끌까요? 당신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빚의 굴레로 이끌지는 않을까요? 저는 대부사업에 관한 토론은 이런 사실을을 가장 큰 주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사람들을 영원한 의존과 빚의 굴레로 빨아들이는 덫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리고 노지수분과 자가채종종자에 의지하던 농민들의 작업방식을 비재생종자로 바꾸는 것들이 바로 대출사업이 새로운 위기를 초래한 실질적인 사례입니다. 우리는 대출이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에게 무엇을 안겨줄 것인지 직시해야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다음 문제는, 적어도 인도에서는 그렇습니다. 저희들은 마이크로크래딧이 어떻게 하여 자치적이고 주권을 가진 생산자들을 소비자로 바꾸었는지 봤습니다. 마디야 르라데시의 대규모 농업회사인 레버스는 마이크로크래딧 체계를 통째로 강탈했습니다. 자신이 쓸 비누와 포테이토칩을 스스로 만들던 여성들이 이제는 레버스 세제 판매원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샥티 아마스라고 부릅니다. 마이크로크래딧이 진짜로 한 것은 여성들의 생산력을 도둑질하여 그들의 역량을 약화시킨 것입니다.

수잔 데이비스 : 그런 것은 마이크로크래딧이 아니죠. 그건 생활을 강탈하는 것이에요. 마이크로크래딧은 수단이고 전략입니다. 투투 주교가 말하는 나이프와 같은 것입니다. 이기가 될 수도 있고 흉기가 될 수도 있죠. 이 나이프로 빵을 썰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심장을 찌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마이크로크래딧이 발전을 촉진하고 여성의 자립을 위해 사용된다면 아주 힘 있는 도구가 됩니다. 유누스가 노벨상 시상식에서 말했듯이, 이 제도는 더 많은 발전을 위해 사용됩니다. 그 스스로도 마이크로크래딧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오용하면 잘못된 길로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누스가 강조하는 것은 실제로 움직이는 대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늘 부정한 사회의 희생자라고 부르는 그 사람들이 스스로 소유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죠. 세상은 정의롭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유누스는 창조력, 지성, 기회 같은 것마저 사람들에게 불평등하지 주어진 것은 아니며,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이야말로 대출사업이 왜 기본적인 권리이고, 이 사업이 다른 권리를 가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이유입니다.

민중들에게 그들이 자주적으로 조직하고 단결해서 그들의 사회적, 정치적 권리를 외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지금 해야 한다는 것, 맞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더 많은 여성들이 선거에서 권리를 행사하고, 지방의회에도 진출하도록 해야죠.

유누스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세계화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당신이 그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군요. 노르웨이인들은 그 연설이 아주 급진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사회사업의 기업가정신과 세계화에 대해서 말했는데, 지금 정당한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세계화라는 고속도로에 큰 트럭만 달리는 차선만 놓을 것이 아니라 릭쇼도 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선조로부터 상속받은 능력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게 참가할 수 있는 게임의 법칙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다나 시바 : 도구론에 찬성합니다. 그러면 도구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또 다른 도구도 필요합니다. 제가 지구민주주의(Earth Democracy)에서 말한 것입니다만, 수자원을 보편적 자원으로서 방어할 수 있는 권리 말입니다. 대부나 대출, 금전유통으로는 사람들이 지구민주주의의 참여에서 소외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수자원이 사유화되고, 물값이 비싸지면 대출금을 융통하여 해결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수자원에 접근하는 방법은 수자원권리입니다. 권리는 대출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권리는 우리가 사는 행성의 보편적 부, 즉 대기, 수자원, 종자, 생물다양성에 대한 집단적 권리를 말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권리행사에 의한 해결책입니다. 대출은 권리행사 해결방안이 성취된 이후에 다룰 문제입니다.

수잔 데이비스 : 저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권리를 꼭대기에 있는 누군가가 만들어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권리는 어떤 사람이 실제로 누릴 수 있을 때 실현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민중들이 자신의 힘을 위하여 단결하고, 그들의 다양한 욕구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곳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지금 무슬림 여성들이 자기 집의 소유권을 갖고 있습니다. 간단한 조항 때문이죠. 우리가 주택대출을 할 때, 대출받는 여성 이름으로 땅 소유권이 없으면 대출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택소유를 공동명의로 하고, 그렇게 죽 나가는 거죠. 

비소를 함유한 끔찍한 물 문제에 대하여 답하자면, 당신에게는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역량이 없고, 분산적으로 활동하는 것 같아요. 당신 책에서는 민중들이 그들의 권리를 자각했을 때 집단적으로 움직인다고 했지만, 그건 문구상의 표현이고, 실제로는 힘이 없는 민중들에게는 추진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첫째, 그들은 가족 안에서 권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매일 식사를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들의 미래를 꿈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그들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경계를 향해 행동을 할 수 있고, 그 다음에 모든 사람들이 완전한 시민권을 누릴 수 있게 되죠.

우리는 마이크로크래딧이 만병통치약이니 하는 주장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인도에서 세와뱅크(SEWA Bank)를 만든 엘라 바트를 보세요. 소유와 운영을 모두 여성들이 합니다. 그라민은행도 마찬가지로 여성들이 소유하고 운영합니다. 자산을 축적하는데 대해 말해볼까요? 그라민폰은 방글라데시에서 최대의 납세자입니다. 이 회사를 설립할 때는 텔레노르(Telenor)와 그라민 텔레콤이 합작해서 만들었지만, 공중이나 여성들에게 보급된 지금은 마을 사람들이 실제로 회사를 소유합니다. 

이건 소유와 자산에 대한 새로운 생각거리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모두는 자본이 지배하는 범지구적인 경기장에서 게임을 합니다. 자본은 엔진에 필요한 연료와 같은 것입니다, 아시겠어요? 이 사실이 바로 빈곤은 질병이며, 마이크로파이넌스는 훌륭한 백신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반디나 시바 : 자본주의의 질서가 우리네 삶 구석구석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었나에 따라서 지구에서 물이 흐르는 방식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중력의 법칙에 따라 흐를 것인가, 아니면 법과 중력을 무시하고 돈을 향해서 역류할 것인가, 자연의 선물인 생물다양성과 종자 그리고 인류의 복지가 보호될 것인가, 아니면 WTO의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에 의해 거대기업들의 재산으로 취급받을 것인가 하는 것이죠. 저는 우리가 다루는 주제들의 배후에 자본주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가 아니라 미래를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지금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라자스탄 사람들은 같이 노력하여 수자원을 보호하고 강을 살렸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조직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자본에 의하지 않고도 적어도 세계를 환경적인 방법으로 지속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아닌 논리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숨쉬는 대기에 대해서도 기후변화가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란 사실과, 농민들에게 판매하는 종자는 재생가능해야 하며, 종결유전자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의 생존문제에 자본주의 논리를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생명은 불가능의 길로 갈 것입니다. 

수잔 데이비스 : 모두 행동에 관한 것이군요. 공동체 조직만큼 역량강화에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노동이 있는 괜찮은 생활을 누리도록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사람들이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사는 행성을 구원할 수 있는 캠페인에 참가할 수 있겠죠.

<참고>

종결유전자 : 유전자조작 회사들이 자신들의 연구비,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한 방편으로 조작한 유전자. 종결유전자를 사용한 식물은 다음 세대에서 발아를 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농민들이 매년 좋은 형질의 유전자를 구입하도록 하기 위해서 종자회사들이 만든 장치입니다.

반디나 시바가 말하는 노지수분이나 자가채종종자는 종결유전자 또는 비재생종자 등의 개념과 반대되는 전통적인 농업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