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가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한 목표의식

다음은 11월7일, 부산 YMCA 세미나실에서 열렸던, 사회적기업 부산지역 허브구축 실행위원회 주최의 <임파워링 사회적기업가 학교>에서의 토론이다. 이 토론은 장원봉 박사(사회투자재단)와 황미영 교수(부산가톨릭대학교)의 강의가 끝난 후 교육 참가자와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뤄졌다.

사회적기업가는 노동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황미영 : 사회적기업가가 활동하면서 고민할 것 중에 하나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노동의 주권을 조직화에 두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요, 서구에서의 노동연계 정책 실천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실천가들이 똑같이 감독자, 통제자, 고용주 감시자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참여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클라이언트와 워커라는 두가지 관점이 있어야 하는데 똑같이 워커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줘야 될 다양한 지원을 해 주면서 필요한 사회적 실천을 하면서 워크를 해야 하는데, 기존의 기업가들이 하는 똑같이 하면서 실천을 하는 것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지적하거든요.

저는 실천가로서의 어떻게 이 사람들을 다뤄야 할 것인지, 기존의 방식은 극복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유럽에서 이런 것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장원봉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죠.

왼쪽부터 황미영 교수, 이성조 부산실업센터 사무국장(사회), 장원봉 박사

 

장원봉 : 사회적기업은 멀티리소스라고 말 했는데, 공공부문과 같이 갈 수밖에 없어요. 저는 제삼섹터 개념을 반대하거든요. 제삼섹터는 일 이 섹터 시장과 국가의 배타적인 영역을 설정해요. 그런데 제삼섹터가 국가, 시장과 연관이 안 된 것처럼 하는데,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다 연관이 되었잖아요. 제삼섹터 론에 의해서 사회적기업을 이야기하면, 시민사회가 착한 마음을 가지고 너네 필요한 것을 이야기해라 이런 되는 거예요.

제레미 리프킨이 하는 말이 그런 느낌을 주거든요. 저는 제레미 레프틴이 쓴 노동의 종말을  세 번 읽었는데 처음에는 맑시스트인 줄 알았어요. 야, 훌륭하다. 저는 정보사회, 미래사회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계속 읽었더니 자유주의자예요. 왜냐 하면 그 논리는 자본이 손안대고 코풀 수 있는 논리죠.

실제로 사회적경제는 공공부문과 밀접한 관련을 갖게 돼요. 단순히 최저임금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죠. 왜냐하면 사회적 기업은 사회서비스 수가가 어떻게 구축되나, 바우처 수가가 어떻게 결정돼나에 따라서 결정돼요. 그러므로 사회적기업은 제도화된 영역으로부터 정치영역으로부터 고립되어서는 안 되는 거죠. 고립되고 그냥 일만 하면 하수인이 되는 거죠. 신자유주의 대리인이 되는 거죠. 그래서 각자 영역에 대해서 개입의 전략이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이 인건비나 자원 환경들을 개선할 노력해야 할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물론 최저임금도 마찬가지겠죠. 사회적기업이 해야 되는 게 아니잖아요.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해야죠. 그런 측면에서 정치적, 제도적 영역에서 사회적기업이 고립되어서는 안 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넘어선 사회적, 환경적 영역에서의 개입 전략을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고려가 있어야겠어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기존시장이 아닌 공공시장을 만들어야 할 과제가 있어요. 지금 사회적기업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는데, 핵심은 뭐냐면 인증과 지원을 지방정부가 하겠다는 것이에요. 저는 걱정돼요. 왜냐하면 지방정부 공무원들 잘 모르거든요. 우선구매, 안 해요.

재활용 기업들에게 왜 우선구매 해요? 기존 구조가 있는데. 그 골을 깨라고 하는 거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어떻게 개입할까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사회적기업이 다이렉트로 붙을 수 있고, 아니면 지역사회 필요한 몇 가지 영역에서 지역망을 만들 수도 있겠죠, 예를 들어서 지역 복지협의체나 지역혁신 협의체 같은 망에서 의제를 제안하고, 그 필요들을 혁신적인 사회적기업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 속에서 시민사회 비영리 부문들이 그 역할을 어떻게 나눌 건지, 사회적기업의 혁신적인 방안들을 지방정부가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짜면서 지방정부에 대한 개혁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황미영 교수님 의견 전적으로 동의해요. 제가 취약계층 노동통합에 대한 연구를 해 봤어요. 그분들은 최초의 노동시장 진입이에요. 놀면 뭐하냐 예요. 엄마가 놀면 뭐하냐. 미장원에 가서 일해라 이렇게 해요. 전략적인 노동시장 개입 전략을 가지고 시작하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젊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2차 노동시장을 왔다 갔다 하다가, 근로능력이 계속 나빠지니까 나중에는 자활근로 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분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들어가라고 하는 거잖아요.

조사를 하면서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있었는데, 사회적일자리 사업 참여를 하면 3년 동안 지속적인 소득이 보장된다는 거예요. 그동안 한 번도 지속적인 소득이 보장된 적이 없었어요. 처음으로 가계부를 썼는데 만 오천 원이 남더래요. 지속적인 소득이 생기니까 계획을 세울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만 오천 원을 가지고 남편하고 울면서 맥주를 사서 술을  마셨데요. 닭 튀긴 것 한 마리 사가지고. 야, 그래, 지속적인 소득이 보장된다면, 그 다음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탈리아에서 사회적협동조합 논쟁이 벌어지니까, 야, 이거 비공식 부문을 늘리는 것 아니냐. 비정규직 늘리는 것 아닌가, 노조에서 반대했어요. 부정적이었어요.

그래서 보르자가나 이런 사람이 뭐라고 했냐면, 야, 지금 돌봄노동의 노동자 상태를 봐라, 정말 비공식 부문 아니냐. 세금도 안 잡히고, 노동자성 인정도 안 되고, 4대 보험도 안 되고. 그런데 사회적기업에서 일을 함으로써 공식부문 노동자로 인정이 되는 거다.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분들이 노동을 하게 되니까.

유럽의 노동통합 사회적기업들에게 중요한 목적이 사회적배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공식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혜택이 없어요. 그런데 사회적기업을 통해 일을 하면 그 사람에게 신분을 주죠. 일을 안 하면 완전히 배제해요. 일을 하면 다양한 사회적보험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비공식 부문을 공식화하는 데서도 의미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임금의 문제나  근로조건 문제를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제삼섹터는 국가가 버린 영역이 아닌가?

- 국가와 사회로부터 소외로부터 시작되었다는 필요성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좀 다르다고 생각. 얼마 전에 사회적기업 강의를 들었는데 어떤 교수님께서 유럽에서의 사회적기업은 공공성의 질이 떨어진 것을 커버하는 역할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못하는 게, 영국같은 경우, 보수당 정권이 잡으면서 국철이나 NHS 같은 것을 이런 거를 민영화 시키려 하다가 다시 국유화로 돌렸고, 국민들도 NHS나 국철 시스템이 민영화 되니까 서비스가 떨어지는 점이 있었고요. 우리나라는 15년 전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쓰레기 처리를 수의계약에 의해 민영화 했잖아요. 그리고 그 영역을 사회적기업이라는 명목으로 지방토호세력에게 넘기고,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삶의 질도 노동자들에게 저하시키면서 사회적영역으로 배제를 시켜버리려고 한단 말입니다.

그런데 현재 이명박 정부도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추구하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 제삼섹터 또는 사회적기업이라는 명목으로 던져버릴 것이라고 예상이 되는데, 거기서 과연 사회적기업 바라보는 관점이 어때야 할까요?

강연 참가자가 질문하고 있다.

 

장원봉 : 사회적경제를 이야기하는 분파가 세 가지가 있어요. 한 개는 초기에 협동조합 운동할 때 꿈꿨던 사람과 똑같아요. 혁명을 하고 싶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건 한국에서도 30년대에 있었어요. 실제로 사회적기업의 맹아들은 한국 사회에도 있었던 거죠. 탁아도 하고, 협동조합 했던 거죠. 사회적기업이  유럽만의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사회적경제 분파 첫 번째는 해방론자입니다. 혁명을 꿈꾸는 사람들. 사회적경제를 통해서 사회를 바꾸어 보자. 생태적으로 지역화 해서는 겁니다. 생태주의자들이 대표적 이예요. 고르나 뒤페 같은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는 보완론자인데, 사회적경제는 국가와 시장이 못해주는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세 번째가 선생님같이 색깔있는 분이에요. 비관론자입니다. 사회적기업은 복지국가 후퇴로부터 시작된 거다. 복지국가는 왜 후퇴했니? 신자유주의 때문이야. 결국 복지국가 후퇴로부터 신자유주의로 넘어가는 길목에 그림자처럼 있는 게 사회적기업이 아닌가? 그러니까 결국 신자유주의 대리인으로 전락될 거라고 비판하죠.

저는 어떤 주장이든 모든 걸 다 답할 수 없다고 봐요. 저는 세 가지 다 맞는다고 봐요. 제가 2003년에 처음 고민하고 이야기하니까, 시민단체 사람들 80명이 모였어요. 분반토론 했는데, 결론은 ‘비관적인 한국적 상황에서 대안의 상상력을 가지고 제대로 보완하자’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모두 웃음)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고요. 저는 한국사회 활동가들이 참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세 가지가 모두 관계가 있어요. 첫 번째 논리에서는 대안의 논리는 되지만 이행의 경로를 가르쳐주지 않아요. 진보정치는 늘 그림만 그리죠. 요즘 지역 만들기 할 때 그림그리기 하죠. 저는 그게 이상해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되는게 아닌데. 먼저 지역에서 뭐가 필요한 지 아는 게 중요하죠. 제삼섹터 보완론자들은 제삼섹터가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원에 대한 배분은 고민하지 않아요. 비관론자들은 비판논리를 주는데 대안 논리가 없어요. 그래서 어떡하자는 건데? 시민단체는 다 동원이냐, 밑으로부터 가능성을 만들지 못하는 거냐?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의미는 분명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비판론자들의 비판이 우리에게 적용은 된다니까요. 암흑적인, 비관적인 상황에서 더더욱 사회적기업들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아요.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만드는 거죠, 그래서 그런 고민들은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적기업가의 목표집단에 대해서

황미영 : 사회적기업이나 공동체의 질이 떨어진다는 말인가요?

- 황미영 교수님이 한국 사회적기업이 미국식으로 흘러간다고 하셨는데, 우리나라가 FTA 체결함으로써 미국식 모델 받아들이고, 신자유주의로 가려는 것이잖아요. 이명박 정부가 공공재의 성격 가진 것을 민영화시키고, 그 안에서 떨어져나가는 분야를 떡고물 주듯이 사회적기업에 준다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책임질 영역을 던져버린다는 말입니다.

황미영 : 사회복지에서 보편주의와 선별주의는 영원한 딜레마입니다. 영국의 국철 민영화를  얘기 하셔서, 제가 경험한 거를 간단히 말하자면 이래요.

국가가 소유한 국철을 이용하면 금연석과 흡연석이 구별되는데, 민간 민영화된 철도는 철저하게 지불에 의한 서비스이고, 퍼스트 클래스를 사야 화장실도 깨끗하죠. 만일 제일 싼 표를 사잖아요. 화장실 청소가 안 되어 있어요. 너무 더러워서 사용할 수가 없어요. 철저하게 돈 없는 사람은 이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구나. 돈을 많이 지불하는 사람은 최상의 서비스와 최상의 질을 보장하고. 그런 식으로 공공재를 계속 돌리는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저는 실천가로서 출발했고, 사회복지학부의 실천분야를 연구합니다. 최초의 질문에 대해서는, 유럽의 역사에서 지역의 활동가들이 90년대에 관심가졌 던 것인데, 그 사람들은 스스로 조직화할 수 없는 사람들이란 거죠.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사회적기업가가 활동가가 왜 필요하겠어요?

그러니까, 질문을 원론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거죠. 누구를 지원할까라는 것인데, 사회복지학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철저하게 자기가 어디에 헌신할 것인가라는 타겟 파퓰레이션에 대한 정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사람들을 겪고 있는 심각한 어려움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모르겠어요. 사회적기업이 영리를 지향한다면 기업을 하지, 왜 사회적기업을 해요?

어쨌든, 지원가 활동가들이 왜 비영리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가 부터 출발해야 사회적기업이 만들어질 것으로 봅니다. 

예전에 노동운동이 굉장히 활성화되었을 때, 사회복지기관에 있는 실무자들을 비난하더라고요. 생활시설에 있는 양육원 같은 곳의 실무자를 비난하면서, 문제의식도 없고 정부가 주는 돈이나 받는다고 그래요.

그래서 저는 그 사람들이 문제의식이나 사회의식은 당신보다 나이브할 지 모르지만, 그러면 당신은 장애인이라든지 자기가 스스로 할 수 없는 그런 장애인들을 돌봐봤느냐, 당신은 부모가 버린 자식들 영세부터 다섯 살까지 돌본 적 있느냐고 했죠.

노동운동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이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 도우는 활동가들의 정치적 이념성이 나이브하다는 이유로 무조건 비난하는 것 같거든요. 그냥 단순히 이념성을 가지고 뛰어들어서는 곤란하다는 거죠. 구체적인 생활 활동가들이 뛰어들어야지. 자기가 어디에  헌신할 것인지 분명히 하지 않으면 활동가가 될 수 없다는 거죠.

마이클 알버트 (파레콘: 자본주의 이후, 인류의 삶 저자)

문제는 신자유주의적으로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장원봉 : 제가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이었던 적이 있는데, 대안경제,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경제를 고민하면서 사회적경제 고민을 했어요. 이런 말을 하면 선배들은, ‘너는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왜 국가가 해야 될 일을 사회적기업이 하게 하냐?’ 이런 얘기들이세요. 그건 철학의 문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그럼 국가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디서 왔을까요?

사회주의에서. 그럼 사회주의 경제 이론들이 국가가 하는 거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될까요? 그렇지 않아요. 저는 그 공부를 하기 위해서 사회주의 경제 이론을 공부했죠. 최근의 경향은 참여개혁 모델까지 왔어요. 파레콘이 참여개혁 모델이잖아요. 왜 참여개혁 모델이냐 하면 개혁이 실패했어요. 계산의 문제가 생겼잖아요. 국가가 계산을 할 수 있냐? 수요가 복잡한데 계산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참여개혁 모델을 만든 거예요. 그런데 국가만 계획을 다 세우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참여해서 계획을 같이 세우자, 미시에서 거시까지. 그게 파리콘 책이예요. 거시적으로 가더라도 실제적으로 구체적으로 가자는 거죠. 사회서비스 NHS 이야기했잖아요. 사회서비스 고민은 뭐냐, 질의 관리에 문제가 있어요. 누가 하느냐가 아니라 말입니다. 왜냐하면 국가의 질이 떨어졌거든요. 물론 맞아요. 공무원 보다 사회적기업 월급이 낮아요. 확실해요. 그래도 고민은 그렇게 간다는 거죠. 질의 관리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간단 말예요. 한 가지는 참여예요. 이용자들의 참여. 그 서비스 이용자들이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 한 가지 하고, 또 한가지는 공급자들간의 연계망, 체인을 만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치매노인 서비스를 다 공급하는 게 아니라, 치매노인을 치료하기 위한 망을 구축한다는 거죠. 망들 속에서 집합적인 계획을 세우겠다는 거예요. 그런 과정 속에서 사회적기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사회적기업이 그 모든 문제 해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저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용어를 쓰고 싶지 않아요.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있는 거죠.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경제활동에 대한 고려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황 교수님이 지역활동가 목적, 타겟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최근에 아주 적극적으로 동감하고 있어요. 저는 사회적회계라는 모델을 만들어서 사회적기업과 회계 시뮬레이션 하고 있고, 어떤 기업은 실제로 하고 있어요. 사회적 회계 아주 단순해요.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 조직은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녜요. 전통적인 회계는 대차대조표에 의해서 수입 지출 단순화해서 돈을 많이 벌면 좋은 거죠.

사회적기업은 이런 게 가능하지 않잖아요. 그럼 뭘로 얘기 하냐? 어떤 성과와 가치를 만들었는지 평가 툴을 만들 거냐? 그런데 그건 아주 단순해요. 목적이 뭐냐,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뭘로 하냐, 그 활동을 누구와 하냐. 그 활동을 통해서 뭘 목적을 달성했냐. 이 세 가지이죠. 너무 심플하죠.

이걸 하는데 어디서 걸리는지 알아요? 목적에서 다 걸려요. 조직의 목적이 없어요. 자신들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한다는 게 없어요.

왜인줄 아세요? 조직의 목적은 프로젝트 계획서에 있어요. 그 계획서를 쓴 사람에게 있어요. 거기서 다 걸려요. 매뉴얼에는 그 일을 하는 방법, 재정 다 나오지만, 목적에서 다 걸려요. 이런 상황에서 평가가 어떻게 돼요? 그 평가가 누구 평가냐 하면요. 복지부 평가죠. 지방정부 평가만 있는 거예요. 자신들의 평가만 있어요. 자신들이 목적한 것을 우리가 이루고 있냐. 이해관계자들이 인정하고 있냐, 평가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자기들 평가는 가능하지 않지요. 그러니까 늘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거죠.

이런 일을 이년이 되어도 하고, 삼년이 되어도 하고, 그 와중에서 석사논문이 나오잖아요. 그 논문은 지도교수 만족하는 논문, 지역에서 만족하는 게 아니라. 그 논문을 보는 후배들은 도움이 안 돼.

안 그런데도 있지만, 대체적인 조직들이 목적에서 걸리는 거죠. 저는 황 교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사회적기업이 지역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목적을 설정하냐,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활동할 거냐, 그걸 어떻게 입증할 거냐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적자본을 어떻게 만들까?

- 시장의 주체는 기업, 가계의 주체는 가정, 그리고 사회적경제의 주체는 사회적기업이라면,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건 자본이고, 사회적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장 선생님 말씀처럼 사회적자본이라면, 사회적경제는 사회적자본의 형성을 통해서 튼튼한 기반을 가질 수 있겠습니다. 사회적경제의 기반이 확고해 지면서 사회적기업이 뛰놀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사회적경제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자본의 확보와 그걸 만들기 위한 노력은 사회복지사 시각이나 일반시장에서 보는 인프라 구축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시행되어야 되지 않나 생각되는데,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라는 것이 첫 번째 질문입니다.

다음 질문은 사회적기업가 정신은 무엇일까 하는 겁니다.

사회적기업과 경제를 이야기할 때 시장자본주의 속에서 정신이 있어야 사회적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실히 실현할 때 사회적기업이 된다면, 지역사회 목표를 분명히 파악하고,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하고, 수행을 평가하는 과정까지 사회적기업가들의 역할이 절대 도외시 또는 가볍게 되지는 안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장원봉 : 선생님 박사논문 쓰셔야겠어요. (웃음) 제 고민도 비슷했어요. 제 박사논문에서 사회적경제 대안적 개념 구성을 썼어요. 사회적경제가 놀아야 될 장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사회적기업이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지 상상조차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사회적경제를 고민했고요. 사회적자본 이야기했잖아요. 논문을 쓰면서 알렌투레인이 쓴 신자유주의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읽었거든요. 그 책의 주제가 뭐냐 하면, ‘신자유주의 아니면 생각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이야기했어요.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 시스템만으로 살지는 않아요. 국가가 하는 게 자본주의적이지 않잖아요. 우리는 신자유주의적이지 않은 삶을 충분히 살 수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권력에 대한 증오와, 왜 사람들은 권력을 욕망할까, 권력을 욕망하는 사람들이 미쳤다는 것을 어떻게 밝힐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회적경제가 주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저는 사회적경제가 주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사회적 자본 이야기했잖아요. 저는 석사논문에서 지역의 협동조합 조직을 이야기하다 보면, 석사논문 끝나고 실업자 조직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하면서 액션 리서치 방식으로 했어요. 액션리서치가 뭐냐 하면 연구자가 그냥 책보고 연구하는 게 아니라 현장 사람들과 이론을 만드는 거예요. 활동을 이론화시키는 거죠. 노원지역에서 사회적경제 문제의식을 가지는 실험을 했는데요. 그러면서 몇 가지 사업을 교육하게 되었어요. 그때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대표적으로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자활공동체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모두 분석했어요. 참여예산처럼 우선순위를 정했어요. 어떤 게 중요한지. 그러니 도시락사업이 중요하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도시락사업체를 지역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으로 갈 것이냐 하는 고민을 했어요. 그런 공부를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찾아낸 개념이 뭐냐 하면 푸드 포버티, 음식빈곤이라는 개념이었어요. 열악한 음식의 빈곤 문제는 세 가지 때문에 생겨요. 첫 번째는 가난해서 못 먹고, 두 번째는 나쁜지 좋은지 몰라서 나쁜 것을 먹어요. 세 번째는 좋은 음식을 먹을 접근성이 떨어져서 못 먹는 거죠. 이 세 가지 문제를 풀어야겠다.

첫 번째, 어려운 사람들에게 공급을 해야겠는데, 이 활동에 대한 입증을 해야겠다. 지역의 영양실태 조사를 하자. 그 다음에 식당에 좋은 재료를 써야겠다. 그때 우리는 너무 무식했어요. 그냥 생협 유기농 물건을 쓰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해 보니까, 좋은 음식이란 또 다른 거라고요. 사회적기업가가 되려면 이렇게 공부를 해야 돼요. 영양이나 안전도 몇 가지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봤어요. 두 집단을 찾아갔어요. 첫 번째 서울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정은 교수가 지역사회영양학 전공이에요. 컨셉이 딱이잖아요. 우리가 고백을 드렸어요. 선생님 우리는 푸드 포버티 고민을 하는데, 이걸 해결하려고 하는 조직을 만들 겁니다. 우리는 열다섯 분의 취약계층이 모여 계신데, 우리 조직이 그냥 먹고 살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의 푸드 포버티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다양한 이해관계자 모여서 일하고자 하는데 도와주실 수 있는지요. 그러니까 그분이요, 영양실태조사 합시다 하고, 구에 소개시켜주고, 그 다음에 옆에 교수 소개시켜 줘서 매뉴얼 식단 도와주셨어요.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생협 두 곳을 갔어요. 또 얘기했죠. 고백을 했죠. 선생님. 우리는 이러이러해야 합니다. 저희가 사회적기업가예요. 조합 상무님이 경제학 박사예요. 조합원에서  쌀은 35%, 뭐는 몇프로 싸게 해 주겠다고 해요. 다른 생협을 찾아가고. 두 생협을 비교했어요. 둘을 섞었죠. 양쪽을 했을 때 얼마. 유기농으로 다 바꾸었을 때, 식재료 단가가 일 년에 이천 팔백에서 삼천만원 올라가더라고요. 식재료를 바꾸어 보려고 우리가 첫 번째 해결한 거는 영농사업단에 갔어요. 그런데 실력이 안 좋아요. 결품을 안 낼 수 없어요. 생협을 끼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런데 돈이 없잖아요. 그래서 아름다운재단을 찾아갔어요. 이거이거 하고 싶다. 또 이야기했어요. 푸드 포버티. 좋은 일이다. 개당 단가를 6천원까지 내릴 수 있었어요. 자원이 없는 게 아니어요. 사실은 그런 비전과, 그런 비전을 설득할 용기와,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 필요한 거죠.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앉아있으면 가능하지 않지요.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 만나보시면 아시게 됩니다. 이게 사회적기업 정신의 답이 되기도 하지요. 사회적기업가는 그래서요. 자기 조직이 아닌 조직을 일주일에 두 개 이상 만나라고 하는 매뉴얼도 있어요. 만나는 거죠. 만나서 아이템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이게 사회적으로 필요한가 이야기하고, 사람들 눈이 초롱초롱하게 만드는 거, 그게 사회적기업가 역할인 것 같아요.

<받아쓰기와 정리 : 정윤식 미디어 팀장>